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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D] Let my dataset change your mindset (2009)

한스 로슬링은 이 강의에 ‘Let my dataset change your mindset’이라는 제목을 붙였지만, 사실 여기에서 우리의 Mindset(사고방식)을 바꾼 것은 Dataset 자체가 아닌 ‘시각화된’ 데이터 세트이다. 20분이 안 되는 짧은 강의를 진행하면서도 로슬링은 중간에 잠시 강의를 멈추고 전 세계의 인구조사 데이터 세트를 마련할 수 있도록 세금을 납부한 미국인들에게 감사를 표한다. 데이터 세트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그 안에서 무언가를 찾아낼 기회 역시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데이터 세트가 존재한다고 해서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그러한 발견이 변화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 데이터 세트에서 무언가를 발견하고 이를 변화로 이어내기 위해서는, 데이터를 연결하는 보이지 않는 흐름을 눈에 보이게 만드는 과정 곧 시각화가 선행되어야 한다. 해당 분야의 전문 연구자라면 데이터만 보고도 머릿속에 데이터의 흐름을 그려낼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데이터의 양이 방대해진다면, 또는 동료 연구자가 아닌 비전문가를 데이터를 기반으로 설득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머릿속에 그리는 그림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로슬링이 활용한 데이터 세트는 빅데이터이며, 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그는 미국인이 가진 고정관념을 전복할 만한 사실 곧 서양의 선진국과 그 외 개발도상국으로 세계를 이분하는 사고방식이 더는 유효하지 않음을 확신했다. 로슬링은 이런 사실을 누구나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각화 방식을 고안해 냈고, 그의 아들 내외가 개발했다는 Gapminder World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위치가 분명히 나뉘었던 시기부터 거의 평평해진 지금까지 그 변화를 모션 인포그래픽으로 보여준다. 이 데이터의 흔적을 눈으로 확인한 사람은 누구라도 기존의 사고방식을 교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은 데이터 시각화를 단순히 차트 그리는 일로 생각했다면 절대 성취할 수 없었을 결과이다.

개인적으로 로슬링의 강의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마지막이었다. 강의를 듣는 동안, 그가 이 강의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계속 궁금했다. 데이터 시각화의 중요성을 말하는 것도,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구분이 무의미하다는 것도 핵심은 아닌 듯했기 때문이다. 로슬링은 미국인이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이라는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고, 나아가 가난이 인종이나 대륙의 문제가 아닌 지역적 문제임을 깨닫길 원했다. 그리고 여전히 가난에 시달리고 있는 하위 십 억의 인구를 지원하는 일에 미국인이 앞장서길 호소하며 강의를 마무리했다. 그가 무엇을 위해 데이터 세트를 분석하고 오랜 시간을 들여 시각화 하였는지 비로소 알 수 있는 순간이었다. 데이터 세트나 시각화는 결국 도구일 뿐이다. 도구만으로도 사람들의 탄성은 자아낼 수 있지만, 그 탄성을 개개인의 실질적 변화로 이어내는 것은 결국 그 도구를 사용한 이의 뚜렷한 신념 혹은 선한 목적성이 아닐까 싶다.

2022.4.5 / 2022.5.15 mod

Hans Rosling, Let my dataset change your mindset (2009)

[책] How Designers Think (Bryan Lawson)

How Designers Think―The Design Process Demystified
Bryan Lawson (디자인 연구자, 영국 셰필드 대학교 건축학과 명예교수)
1980 초판 발행. 위의 이미지는 2005년 발행된 네 번째 판.
한국에서 ‘디자이너의 사고방법’이라는 제목으로 1996년 11월에 번역 출간되었으나 현재 절판 상태이다. 영어 원서는 지금도 POD(주문형출판) 방식으로 구매할 수 있으며 구글에서 검색하면 도서 전체 PDF파일을 제공하는 사이트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