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m-ey

20180407

1.
모든 것은 생각하기 나름이다. 안 된다고 생각한 것도 사실 정말 안 되는지 따져보면 그렇지 않고, 된다고 생각한 것도 사실 정말 되는지 따져보면 확신할 수 없다. 그렇다고 해서 이래도 맞고 저래도 맞다는 식으로는 여러 사람과 일하며 성과를 내기 어렵다. 결국 기준과 원칙을 세우고 융통성을 적절히 발휘해야 하는데 전체 판을 주의 깊게 살피지 못한 상태에서 결정을 내리게 되면 누군가의 일이 헛수고가 되거나 배로 늘어나기 십상이다. 마감에 가까워진 상황에서는 다들 일에 치이는 상태이니 더욱 주의해야 한다. 모두들 자신의 시간과 애정을 일에 쏟은 만큼 물질적으로 감정적으로 보상 받을 수 있어야 한다. 모든 결정은 궁극적으로 이를 지향해야 한다.

2.
“일과 삶의 균형”이라는 말을 더는 고민하지 않기로 했다. “직장 일과 가정 일의 균형” 혹은 “일과 쉼의 균형”이라면 모를까, 일과 삶의 균형이라니. 삶은 일로만 구성되지 않으며 일은 삶의 진부분집합이다. 한 사람이 자신의 삶에 존재하는 서로 다른 유형의 일을 조화롭게 해 나갈 수 있고 그러면서 적절한 쉼 역시 가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그런 환경은 저절로 한번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허심탄회하게 문제를 공유하고 개선해 나갈 수 있는, 서로를 신뢰하고 존중하는 구성원이 필요하다.

3.
명백히 바쁠 시기에 새로운 분야에 대한 학업을 다시 시작한 것이 누군가에게는 부정적으로 비춰질지 모르겠다. 한데, 그럴 수밖에 없었다. 이걸 공부하지 않고는 지금 하고 있는 일의 구조를 반 밖에 이해할 수 없는데다가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소통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이다. 개발자와 디자이너, 기획자는 멘탈모델이 다르고 문제를 풀어가는 접근방식 역시 다르다. 내가 있는 자리에서 어렴풋이 더듬어가며 상대를 이해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다. 무엇보다 ‘모르기 때문에’ 생각의 구현 그 마지막 단계를 전혀 컨트롤할 수 없는 상황이 답답해서 참을 수 없었다. 바쁜 시기에 학업을 병행하니 따라가기에 급급하고 겉핧기에 그치는 부분이 없지 않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여전히 답답한 것 투성이지만.

4.
완전히 다른 것은 오히려 이해하고 수용하기 쉽다. 3자로서 바라보면 되기 때문이다. 내가 알고 있는 것과 거의 비슷해 보이는데 맥락이 조금 다른 것이 어렵다.(게다가 그 ‘조금’ 다른 게 핵심이다.) 이것과 저것의 다름을 굳이 구분하지 않고 총체적으로 바라보는 세상에서 살아온 이들에게는 그것이 다름으로 느껴지지 않고 때로 그것이 왜 중요한지조차 이해할 수 없기도 하다.